36화. 잡았어

36화. 잡았어
치료실 유리창 앞에 서는 일은 여전히 낯설다.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나는 모른 채, 복도에서 아이의 목소리를 기다린다. 의사로서 진료실은 내 공간이다. 그 안에서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병력을 듣고, 검사 결과를 읽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 그런데 내 아이가 들어간 치료실 앞에서는, 나는 그저 문 앞에 선 아빠일 뿐이다.
9월 초, 언어치료 선생님이 세션을 마치고 나를 찾았다. 평소보다 표정이 밝았다. "오늘 희원이가 물고기 장난감을 잡았어요."
낚싯대에 달린 작은 자석 물고기였다. 아이가 낚싯대를 쥐고, 물고기를 겨냥해서, 자석을 붙여 끌어올리는 활동. 간단해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많은 것이 동시에 일어난다. 눈과 손의 협응. 목표 지점을 향한 의도적 움직임. 성공했을 때의 감각 피드백. 그리고 그 경험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
"잡았어!"
아이가 물고기를 낚아 올리고 나서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선생님은 그 말을 치료 일지에 그대로 옮겨 적었다. 느낌표까지. 나는 그 기록을 나중에 읽으면서, 느낌표가 왜 거기 있었는지 알 것 같았다. 성취감. 내가 해냈다는 인식. 그리고 그것을 누군가에게 말로 전달하려는 의지. 이 모든 것이 '잡았어'라는 두 글자, 아니 세 글자 안에 들어 있었다.
아이에게 '잡는다'는 단순한 동작이 아니었다. 손에 닿기 전에 그것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했다. 손을 뻗어야 했다. 쥐어야 했다. 그리고 그 전체 과정이 무언가를 '잡은' 것이라고 인식해야 했다. 마지막으로 — 그걸 말로 꺼내는 것. 이 모든 단계를 거쳐서 나온 말이 '잡았어'였다.
나는 그날 저녁 아이 앞에 쪼그려 앉았다. 아이는 손에 쥔 블록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뭐 잡았어?"
물었다. 아이는 블록을 들어 보였다. 대답은 아니었다. 하지만 보여줬다. 나는 그걸로 충분했다. 잡았어. 그 말은 이미 치료실 안에서 태어났고, 이제 우리 집 거실에서 조용히 자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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