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화. 선생님

33화. 선생님
치료실 문은 항상 닫혀 있다. 나는 복도 의자에 앉아 기다린다. 가끔 안에서 소리가 새어 나온다. 선생님의 목소리, 무언가를 두드리는 소리, 가끔은 아이의 울음. 그리고 어떤 날은, 아이의 목소리.
그날도 문 너머에서 들렸다. 짧고, 높고, 분명한 목소리.
"선생님 타요."
나는 의자에서 반쯤 일어났다가 앉았다.
세 음절. "선생님 타요." 선생님을 인식하고, 그 이름을 불렀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는데, 거기에 '타요'가 붙었다. 버스 캐릭터 이름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 그것을 선생님과 연결했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건넨 것이다.
기록지에도 남았다. 그날 치료 기록 하단에 치료사 선생님이 적어두었다. 자발적으로 "선생님 타요" 발화. 눈 맞춤 1초. 나는 그 문장을 여러 번 읽었다.
아이는 지금까지 주로 사물을 불렀다. 원하는 것이 있을 때, 그것을 가리키거나 단어를 말했다. "물", "이거", 아니면 그냥 울음. 그 이상은 없었다. 사람을 부르는 일이 드물었고, 불러도 이름이 아닌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오늘 아이는 사람을 불렀다.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을, 자기가 좋아하는 것과 함께 불렀다.
발달에는 단계가 있다. 사물 인식이 먼저고, 사람 인식이 다음이다. 사람을 인식하더라도, 타인과 무언가를 나누려는 의도가 생기는 것은 또 다른 단계다. 그 단계가 오늘 아이에게 일어난 것이다. 치료사 선생님은 아이에게 부모 아닌 타인이다. 매일 만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아이가 그 사람을 기억하고, 그 이름을 불렀다.
나는 이 아이를 안다. 낯선 공간에서 몸을 뒤로 젖히고 울던 아이다.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고개를 비틀던 아이다. 부르면 돌아보지 않던 아이다. 그 아이가 오늘 선생님을 불렀다. 스스로.
문이 열리고 아이가 나왔다. 선생님이 뒤에서 웃으며 따라 나왔다. "오늘 말을 많이 했어요." 많이라는 말이 다른 아이들과는 다른 기준이라는 것을 우리 둘 다 알고 있었다. 그래도 괜찮다. 오늘 이 아이가 세상에 조금 더 나온 것이니까. 선생님이라는 한 사람을 향해, 자기 안의 무언가를 꺼내 건넨 것이니까.
나는 아이를 안았다. 아이는 내 어깨 너머를 봤다. 그래도 나는 한참 안고 있었다. 오늘은 그럴 수 있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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