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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익명· 2026년 6월 9일

61화. 치즈 식당

61화. 치즈 식당

61화. 치즈 식당

거실 한쪽에 장난감 주방이 펼쳐진 건 상해에서 돌아온 지 사흘째 되던 날이었다.

세 번째 줄기세포 치료를 마치고 돌아온 희원이는 처음 이틀을 조용히 보냈다. 비행기 안에서, 낯선 병원에서, 낯선 냄새 속에서 버텨낸 몸이 쉬어야 했을 것이다. 나도 아내도 그 이틀은 말수가 적었다. 잘했는지, 충분했는지,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런 생각들을 품속에 꾹꾹 눌러담은 채 각자의 피로를 삭이고 있었다.

그런데 셋째 날 아침, 희원이가 혼자서 장난감 주방을 펼쳐놓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냥 뭔가를 꺼내서 늘어놓는 줄 알았다. 아이들이 흔히 하는 것처럼, 물건을 배열하고 만지는 그런 자기만의 놀이. 그런데 달랐다. 희원이는 냄비를 골랐다. 도마를 골랐다. 플라스틱 재료들을 꺼내 일정한 순서로 배치했다. 그리고 나를 향해 돌아보더니 말했다.

"아빠, 여기 앉아. 여기 식당이야."

나는 바닥에 앉았다.

"희원이는 뭐야?"

"희원이 치즈 식당 요리사야."

그 한 문장이 내 가슴 어딘가를 건드렸다. 치즈 식당. 요리사. 역할이 있고, 공간이 있고, 이야기가 있다. 나는 손님이 되었고, 희원이는 요리사가 되었다. 희원이는 진지했다. 냄비에 플라스틱 재료를 넣고 저었다. "조금만 기다려요, 손님." 그 말이 어찌나 자연스럽던지, 나는 웃음을 참기가 어려웠다.

메뉴는 치즈 피자였다. 오늘의 특선. 희원이는 피자를 만드는 동작을 일일이 설명하면서 했다. 도우를 펴고, 치즈를 올리고, 오븐에 넣고, 기다리고. "삐빅" 하고 스스로 오븐 소리를 냈다. 피자가 완성되었다고 했다. 내 앞에 조심스럽게 가져다 놓으면서 "맛있게 드세요" 했다.

나는 먹는 척을 했다. "와, 이게 무슨 맛이야?"

"치즈 맛이지." 당연하다는 듯이.

상상놀이가 가능해졌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의사로서 나는 알고 있다. 가상의 상황을 설정하고, 역할을 부여하고, 그 안에서 서사를 만들어 나가는 일. 그것은 언어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타인의 시선을 이해하고, 자기와 다른 역할을 받아들이고,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다룰 수 있어야 한다. 희원이가 처음 치료를 시작하던 때를 생각했다. 눈이 잘 마주치지 않았고, 이름을 불러도 고개를 돌리지 않던 시절. 그 아이가 지금 나에게 "맛있게 드세요"라고 말하고 있었다.

치즈 피자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었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지만, 상상으로 구워졌지만. 아빠가 손님이고 딸이 요리사인, 거실 한쪽에 차려진 그 작은 식당에서 먹은 피자는, 내가 살면서 먹어본 어떤 것보다 맛있었다.

치료가 무언가를 열어주었다. 나는 그것을 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그냥 손님으로 앉아 있고 싶었다. 요리사의 손님으로.

⚠️ 면책조항 (Disclaimer): 본 웹툰은 개인의 주관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 형식의 콘텐츠입니다. 특정 치료법의 효과를 보증하지 않으며, 모든 의료적 판단은 반드시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개별 환자의 치료 결과는 다양할 수 있으며, 본 콘텐츠의 사례가 일반적인 치료 결과를 대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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