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화. PRP

22화. PRP
5월 18일 아침, 나는 채혈실 문을 열면서 잠깐 멈췄다. 진료실에서 이 문을 여는 것은 매일의 일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다른 목적으로 이 방에 들어오고 있었다. 아이의 줄기세포 치료를 위한 채혈. 아이의 피로 아이를 치료한다는 원리. 한 문장으로 설명하면 그럴듯하지만, 막상 눈앞에 서면 무게가 달랐다.
아이는 채혈 의자에 앉혀졌다. 작은 팔에 지혈대가 감겼다. 고무 밴드가 살을 조이는 감촉에 아이가 팔을 빼려고 몸을 비틀었다. 나는 아이의 팔꿈치를 양손으로 감쌌다. "금방 끝나." 말을 하면서도 아이의 눈이 나를 향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시선은 반대편 벽 어딘가를 향하고 있었다. 그것이 지금의 아이였다. 눈이 마주치지 않는다는 것은 무언가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아이에게 주어진 방식이었다.
바늘이 혈관을 찾는 순간, 피가 튜브 안으로 올라왔다. 선홍색. 나는 그것을 보면서 이 액체가 가진 의미를 생각했다. 여기에는 아이의 세포들이 들어 있다. 처리 과정을 거치면 그것이 농축되어, 다시 아이의 혈관으로 돌아갈 것이다. 아이의 몸이 아이의 몸을 돕는다는 논리. 나는 이 원리가 좋았다. 외부에서 무언가를 집어넣는 방식이 아니라, 아이 자신이 가진 가능성을 꺼내어 돌려주는 방식. 의사로서도, 아버지로서도 납득할 수 있는 방향이었다.
"끝?" 아이가 물었다. "응, 거의 끝." 내가 대답했다. 마지막 튜브가 채워졌다. 지혈대를 풀면서 나는 아이의 팔에 남은 자국을 내려다보았다. 작은 멍이 생기기 시작하고 있었다. 솜을 대고 팔꿈치를 구부려주면서 나는 아이의 팔을 잠시 그대로 잡고 있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할 말이 없었다기보다, 말이 닿지 않는 자리가 있었다.
검체는 검사실로 넘어갔다. 일주일을 기다려야 했다. 의사로서 나는 이 종류의 기다림을 여러 번 경험했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일주일, 치료 반응을 지켜보는 일주일. 그러나 이번 일주일은 성질이 달랐다. 지금 검사실에서 준비되고 있는 것은 아이의 세포였다. 그것이 제대로 준비되고 있는지, 투여할 만큼 충분한지. 전화 한 통이면 확인할 수 있었지만 나는 의도적으로 연락을 미뤘다. 걱정한다고 해서 그 과정이 더 빨라지지는 않았다.
일주일 동안 진료는 계속되었다. 오전에 환자를 보고, 오후에 차트를 검토하고, 저녁에 아이의 식단을 확인했다. 키토제닉 식이를 유지하면서 단백질 비율을 조정하는 일은 여전히 섬세한 작업이었다. 채혈이 있던 날 이후 아이는 밥을 조금 적게 먹었다. 팔이 아직 불편한 것인지, 그냥 그런 것인지. 물어볼 수 없었다. 아이에게는 아직 그것을 설명할 언어가 없었고, 나에게는 그 언어 없이 이해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지금 해야 할 일이었다.
준비가 끝났다는 연락을 받은 것은 닷새 후였다. 세포 수가 충분했다. 투여 일정을 잡을 수 있었다. 전화를 끊고 나서 나는 진료실로 돌아갔다. 다음 환자의 차트를 열었다. 채혈할 때 아이의 팔을 잡았던 이 손으로, 나는 다시 타이핑을 시작했다. 같은 손이었다. 두 가지 역할을 하는 이 손이, 나라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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