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 대변이식 3차

18화. 대변이식 3차
3차 FMT를 앞두고 그린바이옴 검사를 함께 의뢰했다. 장내 미생물 구성을 보다 세밀하게 분석하는 검사다. 1차, 2차 시술 이후 아이의 장이 실제로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 눈에 보이지 않는 장 속 변화를 데이터로 확인하고 싶었다. 체감으로는 뭔가 달라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체감은 착각일 수도 있다. 의사로서 나는 근거가 필요했다. 기다리는 2주 동안 아이의 대변 상태와 복부 팽만 정도를 더 꼼꼼히 기록했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이식 전과 비교해서 특정 유익균의 상대 비율이 늘어난 흔적이 있었다. 아직 이상적인 균형에는 한참 못 미쳤지만, 방향은 맞았다. 유해균 과증식의 지표가 소폭 낮아졌고, 장벽 투과성 관련 마커도 개선 방향을 보였다. 결과지를 보면서 마음속으로 작은 환호가 일었다. 이 치료의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인. 의사에게도, 아버지에게도 그 확인이 필요했다. 치료를 계속 밀고 가야 한다는 의지가 숫자 위에 단단히 서는 순간이었다.
3차 시술 당일이었다. 아이는 진료실에 들어서자마자 몸을 굳혔다. 이미 아는 공간이었다. 기억하고 있었다. 여기서 싫은 일이 일어난다는 것을. 침대 앞에서 발걸음이 멈췄다. 결국 1차, 2차 때처럼 아이를 붙들어 눕혀야 했다. 아이는 온몸으로 저항했다. 말은 없었다. 대신 울음으로, 몸부림으로. 한 사람이 상체를 잡고, 다른 한 사람이 다리를 고정했다. 시술 내내 아이의 울음은 멈추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이의 손을 잡아주는 것뿐이었다. 말로 달랠 수도 없었다. 아이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고, 내 말은 그저 소음일 뿐이었다. 하지만 손은 달랐다. 손을 꼭 쥐어주자 아이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왔다가 조금 풀렸다. 말이 아닌 촉감으로, 우리는 그렇게 대화했다.
시술이 끝났다. 아이의 울음이 조금씩 잦아들었다. 내 품에 안겨 숨을 고르는 아이의 등을 쓸어주면서, 나는 생각했다. 이것이 세 번째다. 한 번이 남았다. 아이의 장 속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식된 균들이 자리를 잡으려 애쓰고 있을 것이다. 그 보이지 않는 싸움이 언젠가 이 아이의 신경계에도 닿기를 — 그것이 이 모든 시술의 목적이었다.
진료실을 나오면서 그린바이옴 결과지를 다시 떠올렸다. 장은 바뀌고 있다. 느리지만 분명히. 한 번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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