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설사가 멈추지 않아

3화. 설사가 멈추지 않아
진료실에서 장 건강을 이야기하다 보면 환자들이 종종 묻는다. 어떻게 알 수 있냐고. 나는 늘 기저귀부터 보라고 했다.
아이의 기저귀를 갈 때마다 나는 그것을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단순히 닦아주고 넘기는 것이 아니라, 상태를 눈여겨봤다. 묽은 날이 이어지면 밥을 잘 먹지 못하는 날과 겹쳤고, 피부 발진이 심한 날 기저귀 상태도 좋지 않았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패턴이 너무 뚜렷했다.
설사가 지속될 때면 아이는 유독 예민해졌다. 보통 때도 말이 없는 아이지만, 그런 날은 작은 자극에도 울음이 터졌다. 안아줘도 등을 세게 두드려달라는 듯 몸을 비틀었고, 배를 대주면 잠시 조용해지다가 다시 칭얼거렸다. 배가 불편하다는 신호를 온몸으로 보내고 있었다.
나는 머릿속으로 연결선을 그어보기 시작했다. 장 점막이 손상되면 소화되지 않은 물질이 혈류로 유입된다. 면역계가 이를 이물질로 인식하면 전신 염증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피부는 내부의 염증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창이다. 장누수 가설. 나는 이 개념을 알고 있었지만, 내 아이에게 적용해보는 것은 전혀 다른 무게감이었다.
논문을 더 찾아읽었다. 장내 세균 불균형, 소장 내 세균 과증식, 이것이 어린아이에게서 어떻게 발현될 수 있는지. 읽을수록 아이의 증상들이 하나씩 맞물려 들어오는 것 같았다. 반가워야 할 감각인데, 이상하게도 무서웠다.
아이는 그날 밤도 깼다. 기저귀를 갈아주며 나는 한참 아이의 배를 들여다봤다. 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나는 아직 정확히 몰랐다. 하지만 모른다는 것을 더 이상 그냥 넘길 수 없다는 것만은 확실히 알았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