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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칼럼수아벨 원장· 2026년 6월 9일

[의사아빠 자폐치료] #26 치료 반응이 멈춘 것처럼 보일 때

치료 정체기 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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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반응이 멈춘 것처럼 보일 때

원장의 핵심 주장

대사·영양·장(腸) 치료로 자폐스펙트럼(ASD) 아이의 절반 정도는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발달이 정체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이 기능의학으로는 잘 잡히지 않는 뇌의 면역학적 이상에 있다고 보며, 그것을 가장 잘 설명하는 틀이 바로 세포위험반응(CDR, Cell Danger Response) 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합리적인 접근인가

저는 그동안 '대사(metabolism)'를 거듭 강조해 왔습니다. 식이요법으로, 영양요법으로, 그리고 장을 다루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로도 우리 몸의 대사 균형은 다시 맞춰집니다. 다만 임상에서 솔직하게 느낀 것은, 기능의학적 접근으로 교정되는 부분이 대략 절반쯤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좋아지긴 하는데 마지막 퍼즐이 채워지지 않는 아이들이 있었고, 많은 논문들도 그 지점에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며 그림을 완성하지 못한 채 끝나곤 했습니다.

그 빈자리를 메워 준 개념이 세포위험반응입니다. 우리는 흔히 세포 안 미토콘드리아가 ATP를 만들어 에너지원이 되고, 그 에너지로 모든 대사가 돌아간다고 배웁니다. 그런데 세포가 위험을 감지하면, ATP 자체가 세포 바깥으로 나가 옆 세포에게 보내는 '경보 신호(세포외 ATP)' 가 됩니다. 사이토카인이나 호르몬 같은 전통적 신호 말고도, ATP라는 분자가 직접 위험 신호가 되어 수십 초 안에 온몸의 세포로 "위험하니 너도 대비하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반응을 이끄는 핵심이 미토콘드리아입니다. 평소 실처럼 길게 늘어나 있을 때가 편안한 상태인데, 위험 신호가 켜지면 순식간에 짧고 둥글게 변하면서 ATP를 내뿜고 세포는 방어 태세로 돌입합니다. 실제로 이 형태 변화를 눈으로 확인한 영상 자료들도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회복(recovery) 입니다. 위험이 정리되면 세포외 ATP는 사라지고, 짧아졌던 미토콘드리아는 다시 실처럼 길어지며, 높아졌던 세포의 투과성도 가라앉습니다. 이 정상 복귀가 일어나지 않고 "아직 위험한가 보다" 하며 세포가 경보 상태에 고착되는 것 — 그것이 만성 질환의 뿌리라는 것이 CDR 이론의 요지입니다. 면역, 특히 뇌의 면역학적 이상도 이 회복 실패로 설명됩니다. 사실 면역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면 암조차 정복할 수 있을 만큼 그 영역은 어렵습니다. ASD 아이들에게 무언가 뇌의 면역학적 신호 이상이 있다는 것은 임상에서 느껴지지만, 마땅히 컨트롤할 방법도, 설명할 이론도 부족했습니다. 그 자리에 CDR을 접목하니 흩어져 있던 퍼즐이 하나씩 맞아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핵심 논지

  • 식이·영양·마이크로바이옴으로 다룰 수 있는 대사 영역은 대략 절반이며, 나머지 절반인 뇌의 면역학적 측면은 기능의학만으로는 잘 교정되지 않는다.
  • 세포위험반응(CDR)에서는 ATP가 세포 밖으로 나가 위험 신호(세포외 ATP) 가 되어, 수십 초 안에 온몸 세포로 경보를 전파한다.
  • 이 반응의 중심은 미토콘드리아다 — 평소 실처럼 길던 것이 위험 시 짧고 둥글게 변하며 세포를 방어 태세로 돌린다.
  • 위험이 끝나면 미토콘드리아가 다시 길어지고 세포가 안정되는 회복이 일어나야 하는데, 이 회복에 실패해 경보 상태에 고착되는 것이 만성 질환의 근원이다.
  •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뇌의 면역학적 이상을 설명하기에 CDR은 가장 잘 들어맞는 틀이며, 실제로 이와 관련한 치료에서 의미 있는 경험을 얻고 있다.

영상에서 제시한 근거

원장은 자신의 아이를 치료하며 오래 마음고생을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똑같이 공부해서 적용한 치료가 다른 아이들에게는 상위권의 효과를 내는데, 정작 자기 아이에게는 중위권 정도에 머무르는 것 같아 조급함과 속상함이 컸다고 합니다. 그 답답함이 도리어 더 깊이 공부하게 만든 동력이 되었고, 새로 발견한 치료들을 적용해 보니 효과가 있어 마음의 짐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전합니다. 그 과정에서 만난 결정적 단서가 세포위험반응이었습니다.

또 하나 원장이 일관되게 보여 주는 태도는 '난치병에는 떠먹여 주는 치료가 없다'는 현실 인식입니다. 모두가 인정하고 누구나 쉽게 받을 수 있는 검증된 치료가 나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그때까지 아이의 발달을 마냥 기다리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원장은 현재 시점에서 가장 그럴듯하고 가장 좋은 성과를 보인 방법을 직접 시도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봅니다. 자신의 병원 기기로 아이에게 TMS를 적용해 본 경험을 솔직히 공유하고, 다양한 프로토콜로 시도하는 다른 보호자들의 도전을 응원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CDR 역시 그렇게 "안 해 보면 모른다"는 태도로 파고든 끝에 찾아낸, 정체기를 설명하고 넘어서기 위한 마지막 한 조각입니다.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 (PubMed)

  1. The 3-Hit Metabolic Signaling Model for Autism Spectrum Disorder: A Summary. (Autism Research, 2026)
    •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점: 100년 넘게 통일된 원인 설명에 저항해 온 자폐의 생물학적 이질성을, 세포위험반응(CDR)이 신경발달의 결정적 시기에 비정상적으로 지속되는 것으로 설명하는 모델입니다. 미토콘드리아 대사·세포내 칼슘·퓨린성 신호의 유전적 취약성에 환경적 CDR 활성이 겹쳐 ASD가 생긴다는 이 틀은, '대사로 절반, 나머지는 회복 실패에 고착된 뇌의 면역학적 이상'이라는 원장의 핵심 논지를 ASD에 정확히 적용해 보여 줍니다.
  2. Incomplete Healing as a Cause of Aging: The Role of Mitochondria and the Cell Danger Response. (Biology, 2020)
    •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점: 미토콘드리아와 세포가 중심이 되는 CDR이 완결되지 못하고(불완전 치유) 고착될 때 만성적 기능 저하가 누적된다는 점을 다룹니다. 위험이 끝나면 정상으로 돌아와야 할 회복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문제의 뿌리라는, 원장이 강조한 '회복 실패 → 만성 질환' 기전을 학술적으로 뒷받침합니다.
  3. Metabolic features of the cell danger response. (Mitochondrion, 2015)
    •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점: CDR 개념을 정립한 기초 논문으로, 세포가 항상성 한계를 넘는 위협을 만나면 ATP·ADP 같은 대사 중간물질이 방출되어 '첫 번째 위험 신호'가 된다고 기술합니다. 영상에서 설명한 '세포 밖으로 나간 ATP가 경보 신호가 된다'는 메커니즘과 미토콘드리아 중심의 대사 전환을 그대로 뒷받침하는 근거입니다.

보호자를 위한 정리

  • 대사·영양·장 치료로 좋아지던 아이가 어느 순간 정체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아직 손대지 못한 다른 축이 남아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 그 다른 축이 뇌의 면역학적 측면이며, 세포위험반응(CDR) — 세포가 위험 경보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고착되는 현상 — 으로 이해하면 정체기를 설명할 실마리가 생깁니다.
  • 치료의 목표는 단순히 경보를 누르는 것이 아니라, 세포가 위험 상태에서 정상으로 회복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미토콘드리아·산화스트레스 관리와 함께 볼 때 더 큰 의미를 가집니다.
  • 난치병의 여정에서는 검증을 기다리며 멈추기보다, 현시점 최선의 근거 있는 방법을 진료를 통해 차근차근 시도하고 점검해 나가는 것이 아이의 시간을 지키는 길입니다.

※ 본 칼럼은 원장의 임상 경험과 관련 연구를 바탕으로 한 일반 건강정보이며, 우리 아이에게 맞는 적용은 진료 상담을 통해 안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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