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대변치료

13화. 대변치료
대변 미생물 이식이라는 단어를 처음 진지하게 꺼낸 것은 아이의 장 상태가 계속 불안정하다는 것이 여러 검사에서 반복 확인된 뒤였다. 장내 세균총의 심각한 불균형, 유해균 과증식의 흔적. 그리고 장-뇌 축 연구들 — 장내 미생물이 뇌 발달과 신경 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논문들이 지난 몇 년 사이 빠르게 쌓이고 있었다. 이 치료를 외면하는 것이 오히려 무책임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나 논문을 읽는 것과 내 아이에게 직접 시도하는 것 사이에는 커다란 강이 있었다.
두려웠다. 아무리 데이터를 검토하고, 아무리 내가 의사라 해도 — 처음 시도하는 치료 앞에서는 손이 조금 떨렸다. 부모가 의사일 때의 역설이 여기 있다. 너무 많이 알기 때문에 더 두렵다. 최선의 경우와 최악의 경우를 동시에 계산하는 것이 직업적 습관이 되어 있어서, 그 계산이 멈추지 않는다. 치료를 미루는 것도 하나의 결정이고, 그 결정에도 대가가 따른다는 것 역시 알았다. 결국 두려움을 안고 걷기로 했다.
1차 시술 당일, 아이를 진료실 침대에 눕혔다. 아이는 이 상황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낯선 자세로 눕혀지자 잠시 긴장한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보다가, "아파?" 하고 작게 물었다. 안 아프다고 했다. 아이는 그 말을 믿는 듯 잠자코 시선을 천장으로 돌렸다. 시술 자체는 길지 않았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내 머릿속에는 숱한 물음이 뒤엉켰다. 이것이 옳은 선택인가. 너무 이른가. 아니면 이미 늦은 것인가. 의사의 판단과 아버지의 불안이 같은 공간에서 서로를 밀어내고 있었다.
시술이 끝나고 아이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았다. 표정은 덤덤했다. 그냥 진료실의 하루 중 하나였을 것이다. 아이에게는. 그러나 나에게는 달랐다. 오래 고민한 끝에 내딛는 첫발의 무게가 있었다. 장을 바꾸면 뇌가 달라질 수 있다는 가설 — 그것이 이 아이에게 현실이 되기를, 나는 조용히 바랐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이는 창문 밖을 내다보았다. 무엇을 보고 있을까. 그 눈빛이 궁금하면서도, 지금 이 아이의 장 속에서 무슨 일이 시작되고 있을지가 더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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