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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칼럼수아벨 원장· 2026년 6월 9일

[의사아빠 자폐치료] #10 ASD 아이에게 탄수화물 제한을 말하는 이유

식이·탄수화물 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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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D 아이에게 탄수화물 제한을 말하는 이유

원장의 핵심 주장

자폐스펙트럼(ASD) 아이의 치료는 약이 아니라 음식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한 가지 — 탄수화물(당)을 끊는 것입니다. 이것을 하지 못하면 그 뒤에 무엇을 더해도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왜 합리적인 접근인가

우리 몸은 무엇보다 '균형(항상성)'을 지키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체온을 36.5도로, 혈액의 pH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몸은 끊임없이 미네랄과 호르몬, 에너지를 동원합니다. 들어온 에너지를 처리하고 저장하고 다시 꺼내 쓰는 이 모든 과정이 바로 **대사(metabolism)**입니다. 그런데 ASD 아이들은 이미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를 비롯한 대사 이상을 안고 있는, 말하자면 '대사가 아픈' 상태입니다. 아픈 몸에 균형을 가장 크게 흔드는 연료를 계속 부어 넣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에너지를 내는 3대 영양소(탄수화물·지방·단백질) 가운데, 혈당의 균형을 가장 크게 깨뜨리는 것이 탄수화물입니다. 당을 먹으면 혈당이 급격히 치솟고, 몸은 이를 끌어내리기 위해 인슐린을 쥐어짜 냅니다. 문제는 인류가 수렵·채집의 긴 시간 동안 지방과 단백질을 주 연료로 살아왔다는 점입니다. 농경과 산업화로 탄수화물을 대량 생산하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고, 우리 몸은 이렇게 많은 인슐린을 반복해서 분비하도록 진화하지 않았습니다. 인슐린을 짜내고 또 짜내다 보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결국 췌장이 지쳐 버립니다. 더 중요한 것은, 포도당이 해당과정(글리콜리시스)이라는 10단계가 넘는 복잡한 경로를 거쳐 에너지로 바뀌는 동안 활성산소(ROS)가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입니다. 활성산소는 염증을 일으키고, 그 염증이 뇌에 미칠 때 간질이나 ASD 증상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반면 지방이 케톤으로 바뀌어 아세틸-CoA를 거쳐 에너지가 될 때는 활성산소가 훨씬 적게 나옵니다. 말하자면 **케톤은 '청정 에너지'**인 셈입니다.

탄수화물을 끊어야 할 이유는 장에도 있습니다. 한꺼번에 많은 당을 먹으면 미처 소화·흡수되지 못한 당이 대장까지 내려갑니다. 우리 몸에 이로운 미생물은 식이섬유와 지방을 재료로 좋은 물질을 만들지만, 당을 먹이로 삼는 유해균은 당이 넘어오면 폭발적으로 번식합니다. 이들이 많아지면 자꾸 당을 요구하고, 당이 부족하면 장 점막을 갉아먹어 장누수(leaky gut)를 일으킵니다. 식이로 당을 줄이는 것은 이 유해한 장내 환경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기도 합니다.

흔히 "포도당은 뇌의 유일한 연료인데 탄수화물을 끊으면 뇌가 굶지 않느냐"고 묻습니다. 그러나 뇌는 포도당만이 아니라 케톤도 연료로 씁니다. 탄수화물을 줄인다고 해서 뇌의 에너지가 고갈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원장이 탄수화물 제한에 주목하게 된 출발점도, 케톤을 연료로 쓰게 만드는 식이(케톤식·단식)로 간질 발작이 줄어든다는 연구였습니다. 단식이 뇌 신경전달물질을 안정화한다면, 같은 원리가 ASD에도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 이 물음이 탄수화물과 ASD를 잇는 다리가 되었습니다.

핵심 논지

  • ASD 치료의 대부분은 약이 아니라 음식이 결정한다. 식이를 바꾸지 않으면 다른 치료의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 현대의 식생활은 칼로리는 넘치고 영양은 부족한 '영양 불균형' 상태다. '무엇을 먹을까'보다 '무엇을 먹지 말까'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 3대 영양소 중 혈당과 대사의 균형을 가장 크게 깨뜨리는 것은 **탄수화물(당)**이다.
  • 포도당이 에너지로 바뀌는 해당과정에서 **활성산소(ROS)**가 많이 나오고, 이 활성산소가 일으키는 염증이 뇌에 작용해 간질·ASD 증상과 이어질 수 있다. 케톤 대사는 활성산소가 적은 '청정 에너지'다.
  • 미처 흡수되지 못한 당은 대장으로 내려가 당을 먹이로 하는 유해 장내세균을 늘리고, 장 점막을 손상시켜 장누수를 부른다.
  • 뇌는 포도당뿐 아니라 케톤도 연료로 사용하므로, 탄수화물을 제한해도 뇌가 에너지 부족에 빠지지 않는다.

영상에서 제시한 근거

원장은 케톤식·단식으로 간질 발작이 줄어든다는 논문을 접하면서 '왜 탄수화물을 줄이면 뇌가 안정될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당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쏟아지는 활성산소와 염증, 그리고 그 염증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연결지어 보면서, 탄수화물 제한이 ASD에도 의미가 있으리라는 가설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이 가설을 가족에게 직접 적용했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탄수화물을 끊는 식단으로 바꾸었고, 작은아들 역시 탄수화물을 끊자 다른 어떤 치료를 더하기도 전에, 끊는 것만으로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전합니다. 원장은 이 변화를 두고 "아이가 아픈 줄도 모르고 아이를 힘들게 하는 음식을 줘 왔구나" 하고 깊이 후회했다고 말합니다. 이 경험은 원장에게 '내비게이션이자 나침반' — 즉 대사를 바로잡는다는 치료의 방향 — 이 되었습니다.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 (PubMed)

  1. Effect of a vitamin/mineral supplement on children and adults with autism. (BMC Pediatrics, 2012)
    •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점: 자폐 아동·성인 141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시험에서, 영양소 보충 3개월 후 다수의 비타민·미네랄 수치와 대사 지표(생체표지자)가 개선되고 자폐 증상 평가에서도 변화가 관찰되었습니다. ASD가 영양·대사 상태와 맞닿아 있으며, '음식과 영양을 바로잡는 것'이 치료의 실제 지렛대가 된다는 원장의 출발 전제를 뒷받침합니다.
    • 특히 주목할 점: 참가자들이 시험 시작 전 영양 보충을 하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보충 후 영양·대사 지표가 폭넓게 개선되었다는 결과는, 원장이 강조한 '현대 아이들의 영양 불균형'이라는 진단과 정확히 맞닿습니다. 무엇을 더하느냐 이전에 식이라는 토대 자체가 대사 상태를 좌우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보호자를 위한 정리

  • 약을 더하기 전에 식탁부터 점검하세요. ASD 치료에서 음식은 가장 손쉽게 시작할 수 있으면서도 가장 큰 토대입니다.
  • 첫 단계는 탄수화물(당) 줄이기입니다. 설탕·밀가루·쌀·국수·감자·고구마, 그리고 음료수와 같은 당류는 혈당을 급격히 올려 활성산소·염증·장내 유해균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 탄수화물을 줄여도 뇌는 케톤을 연료로 쓰므로 에너지가 부족해지지 않습니다. 지방과 단백질을 주된 연료로 삼는 균형 잡힌 식단을 목표로 하세요.
  • 식단 전환은 아이 혼자가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할 때 지속됩니다. 다만 성장기 아이의 식이 변경은 영양 균형을 함께 살펴야 하므로, 구체적인 적용은 진료 상담을 통해 안내드립니다.

※ 본 칼럼은 원장의 임상 경험과 관련 연구를 바탕으로 한 일반 건강정보이며, 우리 아이에게 맞는 적용은 진료 상담을 통해 안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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